기사검색

무너진 ‘안전 의식’… 광주 재개발 철거 건물 붕괴 17명 사상

‘탑다운’ 방식으로 철거 중 참변, 9명 숨지고 8명 중상

가 -가 +

윤경찬 기자
기사입력 2021/06/10 [08:36]

건물 잔해가 왕복 8차선 도로 중 5차선까지 덮쳐

“세심한 건물 구조 분석·진단 선행됐어야”

 

▲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구역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붕괴돼 지나가던 버스를 덮쳤다. 119 소방대원들이 무너진 건축물에 매몰된 버스에서 승객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광주광역시 재개발 구역에서 철거 중 무너진 건물이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17명이 사상한 사고는 안전 불감증이 불러온 참사로 드러나고 있다. 안전불감증과 허술한 안전 관리가 인명피해가 커진 배경으로 꼽힌다. 

 

경찰은 수사관 40여 명을 투입해 전담 수사반을 꾸렸다. 붕괴 조짐이 일자 작업자·신호수들이 현장을 대피했던 것으로 보고 시공사와 철거업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안전 수칙 준수·업무상 과실 여부를 밝힐 계획이다. 

 

10일 광주시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4시 22분께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주택 재개발사업 근린생활시설 철거 현장에서 지상 5층 규모 건물이 무너졌다. 

 

이 사고로 건물 잔해가 왕복 8차선 도로 중 5차선까지 덮치면서 정류장에 섰던 시내버스(54번) 1대가 깔렸다. 버스에 타고 있던 17명 중 9명이 숨졌고, 8명이 중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무너진 건물은 굴삭기로 구조물을 조금씩 허물어가며 위에서 아래로 허무는 이른바 ‘탑다운’ 방식으로 철거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굴삭기는 4~5층 높이의 폐자재·흙더미 위에서 건물 뒤편 벽체를 부쉈다. 지난 8일 건물 뒤편 아래층 일부를 허문 뒤 쌓은 폐자재·흙더미 위에서 작업했다. 

 

탑다운 방식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안전 사고 위험이 높은 공정으로 알려져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사고의 경우 이미 뒤편 일부를 허물어 구조가 불안정한 건물 앞편이 도로변으로 쏟아질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한다. 굴삭기에 짓눌린 뒤편 잔해 더미가 가뜩이나 위태로운 구조의 철거 건축물에 수평 하중으로 작용해 넘어졌다는 설명이다. 세심한 건물 구조 분석·진단이 선행됐어야 한다는 것이다. 

 

건물이 앞쪽으로 쏠리며 무너질 위험이 높았고 사고 당일 이상 징후(특이 소음 발생)가 있어 작업이 중단됐지만, 철거 업체는 별다른 후속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허술한 가림막을 사이로 대로변과 접해 있었으면서도 차량 통행을 제한하지 않은 것도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4월 4일 광주 동구 계림동에서는 노후 목조 한옥 건축물 구조를 대대적으로 바꾸는 ‘대수선 공사’ 도중 붕괴가 발생해 인부 등이 매몰돼 2명이 숨지고 2명 다쳤다. 불과 두 달 전 붕괴·매몰 사고를 잊은 ‘안전 불감증’이 또 다시 참극을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한편, 광주경찰청은 10일 오후 1시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공동주택 재개발구역 내 5층 건물 철거·붕괴 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기관과 합동감식을 벌인다. 경찰은 철거 작업 전반과 건물 붕괴 전후 경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경찬 기자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텔레그램 URL복사
URL 복사
x
  • 위에의 URL을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PC버전 맨위로

Copyright ⓒ 매일건설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