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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가입’ 20년간 위상 추락… ‘의무가입’ 완수할 것”

제33대 대한건축사협회 석정훈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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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수 기자
기사입력 2021/02/22 [08:08]

협회 55년 역사상 최초로 연임에 성공

2000년도 시행 임의가입 “분열의 연속”

“갈등과 불신 건축 생태계 바로 잡을 것”

 

▲ 석정훈 회장은 “그동안 건축계가 하나가 되기보다는 서로 갈등과 어떤 분열의 연속이었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정말 우리 건축이 구현하고자 하는 궁극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생각으로 이제 의무가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 매일건설신문

 

석정훈 대한건축사협회 회장은 협회 55년 역사상 최초의 연임에 성공했다. 최근 기자와 만난 석정훈 회장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어려운 시기에 건축계가 맞닥뜨린 여러 문제에 대한 걱정과 이에 대한 해결을 기대하는 요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석정훈 회장은 지난 20년 동안 건축 설계 대가의 추락과 건축사들의 위상 저하 등 협회 임의가입 시행의 당초 취지와는 다른 문제가 불거진 데 따른 위기상황을 인식해, 건축사의 협회 의무가입을 임기 내 완료한다는 목표다.

 

석 회장은 “건축이라는 게 현재의 일이기보다 사실 미래의 일”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세상에 대해서 우리 건축사들이 해야 할 역할과 정책적 제안 등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건축계 대통합을 말했다. 앞으로 건축계를 위한 방안은.

 

먼저 건축의 공적인 역할과 건축사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본다. 국민의 삶에 있어 건축이 얼마나 밀접한 관계가 있는지 생각을 안 하고 있는 것 같다. 국가의 건축정책을 수립하면서 건축전문가 단체의 의견을 듣지 않고 추진하는 것은 정부에서조차 우리 건축단체를 단순히 직능단체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건축사의 공적역할 수행 등을 통해 건축계가 자부심을 회복하고 건축사로서의 긍지와 사명감을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 추진 중인 건축사 의무가입이 마무리된다는 전제 하에서 각 건축계 단체의 특성을 찾아내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역할 분담과 공조가 필요하다. 당연히 건축사의 위상강화와 건축문화창달이 가장 귀한 목표지만 그거 못지않게 시대적인 요구인 건축물의 안전과 건축사들의 공적인 역할수행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나라 건축정책도 어떻게 보면 건축물의 안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건축사들의 공적 역할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전문화시켜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의무가입이 마무리 되면 우리 협회가 하고 있는 일 중에서 다른 건축 관련 단체들이 더 전문성 있게 잘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적극 지원하고 같이 함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지금까지는 단체 간의 어떤 행사나 이런 것들을 경쟁적으로 한 측면이 있다. 다른 단체에서 이렇게 하니까 우리는 더 잘해야겠다는 경쟁심도 있고 그랬는데 이는 매우 소모적이고 생산적이지 않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도 찾아서 바꿔나가는 그런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 최근 각종 재난, 재해 등으로 국민의 안전이 정책의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건축안전진단과 관련해 어떤 방안은.

 

협회는 2019년 5월 발족한 각종 재난, 재해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위해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건축사 재난안전지원단’을 설치한 바 있다. 행정안전부로부터 재난관리자원으로 지정된 이후 ‘국가안전대진단’ 정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17개 시·도건축사회별 건축 전문가 인력풀을 제공하고, 지진, 재난, 집중호우 지역에 대한 안전점검 및 복구활동 전개, 각종 대형 화재사고에 대한 안전진단결과 제시, 시·군·구 등 지자체와의 연계협력 등 국민의 생명 보호와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적극 활동 중이다.

 

이러한 활동의 유공으로 이번에 대통령 표창도 수상했다. 이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건축문화 발전을 위해 산업 현장에서 헌신적인 노력을 다하고 계시는 건축사 회원 여러분이 함께 이루어낸 뜻 깊은 성과다.

 

건축물은 국민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회 공공재이다. 이러한 건축물을 만들고 우리가 보는 도시의 모습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 바로 건축사다. 그렇기에 건축사의 사명감과 역할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법에도 건축사의 역할을 공적인 역할로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건축사들의 일이 얼마나 사회적인 영향력이 있고 어떻게 보면 우리 국민의 삶에 큰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생각을 우리 스스로도 국가도 사회도 인식을 못하고 있다. 이제는 그러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더불어 공적인 역할을 하는 좋은 건물을 지으려면 거기에 필요한 적절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것을 민간 영역에 맡겨놓으니까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끊임없이 추락하게 되고 결국 부실한 설계, 부실한 공사로 이어지게 된다. 그래서 우리 건축이 미치는 영향과 역할, 특히 주거시설에 관해서는 인간의 기본권에 관련된 공공의 영역이기 때문에 안전한 건축물을 만들기 위한 기획, 설계 및 감리를 수행할 설계민간대가기준을 현실에 맞게 만들어야 한다. 

 

▲ 석정훈 회장은 “국민들로부터 건축사들이 굉장히 필요한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주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매일건설신문

 

- 건축사의 협회 의무가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고 어떠한 변화가 있나.

 

회장에 취임하면서 우리 협회와 건축사들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문제는 대국민의 인식 그리고 국가에서 우리 건축사들을 바라보는 어떤 그런 시각의 변화 없이는 우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요원하다는 생각이다.

 

2000년에 우리 건축사들이 협회 의무가입이었다가 정부의 방침에 따라 임의가입으로 바뀌었다. 그때 명분이 전문가들이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협회임의가입의 취지였는데 그 취지가 그대로 잘 이뤄졌으면 구태여 의무가입을 다시 추진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이후 20년 동안 설계 대가의 끝없는 추락, 그리고 건축사들의 위상 저하 등 당초 취지와 다른 현상들이 생기게 되고 심지어는 건축의 생태계 자체가 무너질 것 같은 그런 위기의식에 학생이라든가 건축사가 되고자 하는 수많은 예비 건축사들의 어떤 꿈과 희망이 사라지는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은 바로잡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 동안 건축계가 하나가 되기보다는 서로 갈등과 어떤 분열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정말 우리 건축이 구현하고자 하는 궁극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생각으로 의무가입을 추진하게 됐다.

 

사실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마치 우리 협회가 의무가입을 통해서 힘을 키우고 살을 찌우고 이러는 걸로 이제 오해하는 분들도 있고 협회가 과도한 힘을 가지는 것에 대한 우려 등 의무가입을 추진하면서 우리 건축계에 정말 뿌리 깊은 불신이 자리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어려운 과정이지만 그 과정을 마무리하고 정말 이제는 우리 내부적인 자성, 잘못된 것들을 힘들지만 바로잡는 노력, 윤리적, 도덕적으로 건축사들이 국민들한테 사랑받을 수 있는 그런 대전환의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제 이번이 기회라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의무가입이 완료가 되면 바로 건축계 대통합의 전기를 마련할 것이다. 그렇게 건축이라는 큰 울타리 안에 다 모여서 하나 되는 모습이 될 때 우리 건축의 가치가 발현되고 국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우리 건축사들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거기까지가 제가 앞으로 남은 3년 동안에 해야 할 업무라고 생각을 하고 열심히 추진할 것이다.

 

- 지난 3년 임기를 수행하며 아쉬운 점은 없나.

 

지난 임기 동안 가장 힘들었던 것은 외부와의 소통과 화합의 문제였다. 우리 건축을 하는 건축사, 건축을 하는 모든 분들이 사실 굉장히 자기중심적인 면이 있다. 본인이 창작을 하고 디자인을 하고 독창적인 일을 하다 보니까 이게 화합한다든가 남을 이해한다든가 하는 게 힘든 면이 있다. 

 

우리 협회 입장에서 불편한 일이거나 또 다른 협회 입장에서 볼 때도 불편한 일을 다른 단체 탓으로 돌리는 불협화음으로 적대감이 생기게 되고 그런 것들이 너무 오랫동안 누적돼 왔다. 

 

이런 것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3년간 국회는 물론, 정부 다른 단체와 소통을 넓혀 우리의 의사를 관철시키지 위한 여건과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나름 많은 노력을 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고 느낀다. 우리 협회를 보는 인식도 많이 달라졌고 협회의 얘기를 좀 이제 귀담아 들으려는 노력도 많이 생겨났다.

 

앞으로의 3년은 더욱 힘든 기간이 될 것이다. 이제는 정말 우리 회원들에게 꼭 필요한 협회가 될 수 있도록 건축계의 대통합은 물론 여러 가지 정책도 수립하고 실천해 나가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로 건축업계도 힘든 상황인데.

 

사실 우리가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고 작년에는 우리만이 아니라 나라 전체가 좀 멈춰졌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코로나19가 우리의 생활 패턴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고 완전히 종식이 된다 하더라도 과거의 삶으로 돌아가지는 못한다고 다들 얘기를 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 건축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코로나19가 한참 극성이 던 때에 선별진료소로 쓰였던 컨테이너의 효율적 배치, 지역 단위의 입원 같은 사태발생에 대비한 지역 단위의 재난본부를 설립, 방치돼 있는 폐교를 활용방안 등 건축적인 제안을 하기도 했다.

 

협회가 이제 적극적으로 이렇게 의견을 내서 국민들로부터 건축사들이 굉장히 필요한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주기 위해서 노력하겠다. 주어진 3년의 임기 동안 건축계 대통합의 계기도 만들고 그런 역할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허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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