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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누구를 위한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 인가

시민을 위한다면 내년 ‘4월 보선’ 이후 추진 마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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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완영 기자
기사입력 2020/11/20 [17:16]

▲ 변완영 기자  © 매일건설신문

서울시가 이달 16일부터 791억원의 예산으로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을 시작했다. 내년 2월까지 광장 동측도로를 양방향통행이 가능한 7~9차로 확장·정비한다. 또한 세종문화회관 서측도로는 광장에 편입해 ‘공원을 품은 광장’으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내년 10월까지는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이 사업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무엇보다 시기적으로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선심행정이자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계획을 주도한 김학진 행정2부시장은 “2016년부터 4년간 300회 이상 논의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의사결정이 완료돼 추진하는 것”이라면서 “이 사업은 보행대책, 녹색교통지역, 역사도심기본계획 등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광화문광장에 대한 계획 자체가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다만 적지 않은 혈세가 투입되는 중요 사업을 내년 4월이면 취임하는 새로운 시장이 추진해도 늦지 않다는 말이다.

 

2009년 오세훈 시절 700억원을 들여 현재의 광장이 조성됐다. 그럼에도 10여년 만에 다시 800억원 가까이 쏟아 붙는 셈이다. 정권이 바뀌면 전임시장의 업적을 지우고 새로 써야 하는가.

 

만일에 민주당에 내년 보궐선거에 패배라도 한다면 이 사업이 과연 계속 진행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나? 손바닥 뒤집듯이 쉽게 모든 사업이 원점에서 재검토 될 것이 뻔하다.

 

아울러 잔여임기 5개월인 서울시 권한대행이 중차대한의 문제를 결정한다는 것도 문제다. 권한대행은 말 그대로 새로운 시장이 취임하기 전까지 과도기적으로 위기를 관리하고 임무를 마쳐야한다.

 

뿐만 아니라 이제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다. 동절기에는 공사는 부실과 하자를 유발하기 쉽기에 될 수 있는 한 공사를 안 한다. 물론 도로를 파헤지는 것은 가능할지 모르나 나무를 옮겨 심기에는 부적합한 기후다. 뿌리 발육이 안돼서 식물이 고사하는 것을 이미 ‘서울로7017’에서 경험하지 않았나. 그래서 더더욱 4월 보궐선거이후가 환경적으로나 명분으로 보나 적절하다고 본다.

 

계획안 자체에 대헤서도 전문가들과 시민단체들이 대중교통 이용객과 유동인구가 증가하는데 차선을 좁히면 교통체증이 심해질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경고하고 있다.

 

광화문 광장은 서울정도 600년을 맞은 1994년 아이디어가 나온 이후 서울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얼굴과 같은 상징적인 곳이다. 따라서 정권의 입맛에 맞는 재구조화 보다는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차분하게 시민들의 뜻을 모아야한다.

 

물론 모두의 의견이 일치할 수는 없다. 그러나 100년 아니, 20년 앞이라도 내다보고 교통문제도 해결하고 사람 냄새가 나는 친환경 공간을 만들어야한다. 게다가 급변하는 ICT 기술도 접목할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디테일하게 고려해야한다.

 

지금은 코로나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고 있지 않다. 남은 예산이라도 더욱 위기극복에 집중하고 투자해야한다. 진정 시민을 위한 사업이라면 시민들이 입장에서서 고민하고 아픈 곳과 가려운 곳을 치유하고 보듬어 줘야한다. 더불어 추호라도 오해받을 만한 일을 안 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 그것이 박 전시장의 뜻이고, 선거에도 보탬이 될지 모른다.

 

 

/변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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