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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심제’ 최저입찰가격, 추정가격의 80%↑ 필요”

[특별인터뷰] 이재완 엔지니어링협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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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완영 기자
기사입력 2020/10/23 [17:38]

일한만큼 대가 받아…일자리 창출·세계시장 도전
수익성 악화→임금 및 처우 열악→경쟁력 약화

 

▲ 이재완 한국엔지니어링협회 명예회장은 “엔지니어링이 시공 등 전체 프로젝트를 선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때, 엔지니어링에 대한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 매일건설신문


“예전부터 현재까지 엔지니어링업계의 가장 큰 문제는 일한만큼의 보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엔지니어링업계의 대부인 이재완 한국엔지니어링협회 명예회장은 적정보수를 못 받는 것은 결국 품질을 저하시키고 경쟁력을 악화시켜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온다고 했다.

 

예산절감이라는 미명하에 적정 금액 이하로 정부예산이 편성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낮은 가격의 입찰을 유도하는 제도로 엔지니어링기업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협회 정책연구실에 따르면 엔지니어링기업의 2018년 영업이익율은 4.0%로 전년대비 1.1% 하락했으며, 특히 매출액이 10억원 미만인 영세기업의 영업이익률은 1%대에 그쳤다.

 

사실상 엔지니어링 산업 경쟁력이 하락함에 따라 해외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도 덩달아 하락하고 있다. 엔지니어링 잡지인 ‘ENR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5년에 2.4%였던 점유율이 2019년도에는 0.8%로 하락한 반면 후발주자인 중국은 2019년에 5.9%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재완 회장은 “우리 기업들도 글로벌 선진기업이 독과점하고 있는 기본설계, 프로젝트 관리 등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진출하여야 하며 4차 산업혁명 기술 융합, 해외진출 전문 인력양성 등이 절실하다”면서도 “지금처럼 충분하지 못한 사업 대가로는 이를 위한 투자 여력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그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도 인프라 투자는 각국의 경제회복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정부 투자와 함께 민간부문 및 MDB 기관과의 긴밀한 협력 등 인프라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방법을 다양한 측면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사회와 각국 정부들은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하여 다양한 접근방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엔지니어링의 경우 해외건설사업 수주 및 운영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에서 살펴보고 이에 대비하기 위한 활발한 논의와 대처방안 수립이 필요하다.

 

지자체, 기술용역 적격심사 기준 상향…낙찰 하한율↑
이, “기술력 중심의 사업자 선정 방식 QBS 검토해야”

 

우리나라의 엔지니어링산업 입낙찰제도는 공식화된 하한율이 정해져 있어 예산보다 크게 낮은 수준에서 대가가 형성되고 있다. 예정가격에 근접해 낙찰가격이 결정되는 것이 정상이지만 가격 중심의 낙찰제로 발주청이 정한 낙찰하한율을 초과하여 투찰 시 낙찰받기가 어렵다.

 

종합심사낙찰제(이하 종심제)는 기술력을 중심으로 사업자를 선정하고 발주처와 업체 간 공정거래를 보장해 건설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3월 도입됐다.

 

하지만 최저입찰가격이 추정가격의 60%로 설정돼 있어 적정한 대가를 보장할 수 있는 체계가 미흡하고 결국 최저가 경쟁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회장은 “기술경쟁을 유도하는 종심제의 도입취지를 살리고 저가투찰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최저입찰가격의 추정가격의 80%이상으로 상향 조정이 필요”하고 “지방자치단체의 기술용역 적격심사 통과 기준을 상향하는 것도 낙찰 하한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제안했다.

 

이미 조달청, LH공사, 한국도로공사 등은 10억원 이상 92점, 10억원 미만 95점으로 적격통과점수를 조정함으로써 낙찰하한율이 약 7% 정도 인상되는 효과가 있었다. 따라서 지자체가 발주하는 사업에서도 이를 적용해 적정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렇지만 그는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은 미국 등에서 기술력 중심의 사업자 선정을 위해 사용하는 QBS(Quality-Based Selection) 방식의 도입”이라면서 “QBS는 기술 역량만을 기준으로 사업자를 선정해 프로젝트 범위, 일정, 예산과 수수료 등을 협상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발주예산이 실제 필요한 예산보다 부족하게 편성되고, 획일적인 기술제안서 평가에 의존하여 기술 변별력이 거의 없는 현실을 감안하면 QBS 방식이 우리나라에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을지 현재로선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기술력 중심의 입낙찰제도가 우리나라에도 정착될 수 있도록 논의를 시작해야할 시점이기도 하다.

 

국내용 기술자격증보다 기술자의 세부이력 역량 키워야
선진국 독점 PMC, O&M 등 고부가가치역량 강화 필요

 

엔지니어링분야에서 선진국에 비해 우리가 개선해야할 점에 대해 이 회장은 “먼저 국제기준과 괴리된 국가기술자격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엔지니어링 선진국의 경우 기술자를 기술등급으로 분류하여 입낙찰제도에 활용하는 기술등급제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MDB 등 해외시장에서는 프로젝트 발주 시 기술자격보다는 학력과 해당 분야의 경력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제도는 자격증 중심의 기술자등급제도가 시행되고 있어 기술자의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국가기술자격증을 보유한 기술자는 국내 공공발주 사업에만 통용될 뿐 글로벌 역량이 미흡한 경우가 많아서 해외 시장에서는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회장은 “우리나라도 경력 및 학력으로 최소 자격을 확인하고 기술자의 세부 이력(Track record)으로 역량을 판단하는 선진국형 제도로 전환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7월 14일 엔지니어링산업 진흥법 시행령이 개정돼 10월 15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개정된 시행령에서 주목해야할 부분은 국가기술자격이 없더라도 일정한 학력과 경력을 갖춘 경우 중급기술자까지 승급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기술자 등급제도는 국가기술자격증을 토대로 계층화돼 있어 자격증이 없는 엔지니어는 아무리 학위가 있고 실무경험이 풍부하더라도 초급기술자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구조로서 국제적인 발주기관의 자격요건과 부합하지 못하는 비판을 받아왔다.

 

따라서 이번 개정을 통해 풍부한 현장경험과 전문지식을 보유한 인력의 활용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더불어 그는 “민간기업에게 PMC 등 고부가가치 영역을 개방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그동안 우리 기업들은 상세설계 등 저부가가치 영역에 치중해왔으나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선진국이 독점하고 있는 PMC, O&M 등 고부가가치역량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고부가가치 영역을 정부나 공공기관이 자체적으로 수행하고 있어 국내기업의 세부이력이 부족하고 해외의 다양한 발주방식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일부 고부가가치영역의 사업을 민간 기업이 맡아 수행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여 민간기업의 역량을 제고해야 한다.

 

건설기술용역사업자→건설엔지니어링사업자 용어 변경
공정한 계약제도 정착…과업추가 시 추가비용 반영돼야

 

또한 이 회장은 엔지니어링에 대한 인식도 개선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선진국은 엔지니어링의 중요성을 인식해 엔지니어링을 국가의 기간산업으로 집중 육성함으로써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왔다. 엔지니어링이 시공 등 전체 프로젝트를 선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엔지니어링을 시공의 하청으로 취급해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엔지니어링의 중요성에 대한 정부 및 발주청의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엔지니어링을 용역으로 표현하는 용어가 바뀌어야 한다.

 

이재완 회장은 “선진국에서는 기술용역 대신 엔지니어링이나 컨설팅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심부름, 청소 등 단순 용역과는 구분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건설기술용역사업자를 건설엔지니어링사업자로 변경하는 등 용어 변경을 통한 인식 전환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와 함께 공정한 계약제도가 정착되어야 한다. 프로젝트 기간 중 계약 변경사항이 발생하더라도 발주청에서는 예산문제를 이유로 증액요인을 정산하지 않는 관행이 만연하다.

 

반면 설계비가 줄어들면 줄어든 만큼 비용을 감액한다. 이는 발주청과 업계 사이에 공정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일한만큼 보상받을 수 있는 거래 환경 조성이 시급한 이유 중 하나다.

 

이 회장은 “이러한 업계의 요구가 결실을 맺어 엔지니어링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고 열악한 처우가 개선된다면 우수한 청년 인재가 엔지니어링산업으로 자연스럽게 영입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다.

 

‘BIM 기반도로’와 ‘IoT 실시간 계측관리’… 4차 산업기술 도입

 

협회 품셈관리센터에서는 매년 초 수요조사를 통해 국가공인 엔지니어링 대가 산정의 기준의 신규 제정 및 개정이 필요한 표준품셈을 선정하고 있다.

 

올해는 BIM 기반도로, IoT기반 실시간 계측관리, 수도시설 기술진단, 해양공간 관리계획, 조경 설계, 지반조사, 해양조사, 소음・진동엔지니어링, 정보통신공사 감리의 9개 분야가 선정됐다.

 

특히 ‘BIM 기반도로’와 ‘IoT기반 실시간 계측관리’는 엔지니어링사업에 4차산업과 관련된 최신 기술이 도입되는 초기 단계부터 적정대가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조경분야에서도 최초의 설계 대가기준을 마련하게 됐다.

 

협회 관계자는 “전문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발주청과 업계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표준품셈을 마련하기 위해 품셈관리센터의 연구원뿐만 아니라 중앙부처 및 지자체, 공기업 등 주요 발주청과 업계 및 학계의 외부전문가가 함께 참여. 연구하고 있으며, 공청회를 개최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완 회장이 경영하는 (주)세광종합기술단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사회 간접자본 시설의 확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1967년에 국내 최초의 항만 전문엔지니어링 업체로 창업했다.

 

이후 50년 이상 우리나라 전국의 주요 항만시설 및 임해 산업단지 조선소, 해군기지등의 계획, 설계, 시공, 감리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항만시설과 관련된 토목구조, 연약지반 처리 등 토질 및 기초 분야, 해양 환경분야 각종 영향평가 및 조사, 분석 등에 이르기까지 전문성과 다양한 기술력을 갖춘 해양 및 항만 전문엔지니어링 업체다.

 

 

/변완영 기자

 

 <이재완 회장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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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광종합기술단 대표이사/회장(현)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회장 및 명예회장(현)
-(재)한국해양재단 이사장
-국제엔지니어링컨설팅연맹(FIDIC) 회장
-은탑산업훈장 수훈
-대한토목학회 제16회 송산토목문화대상(기술부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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