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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채 변호사의 하도급법 판례 이야기] ⑧

‘하도급법 위반 약정’ 사법상 유효…불법행위 책임은 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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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완영 기자
기사입력 2020/07/13 [01:34]

대법원, 부당감액 규정 및 추가하도급 대금…단속규정

 

▲ 정종채 변호사  © 매일건설신문

Q: 하도급 받아 시공하는 전문건설사로 아파트 골조공사를 하도급 받아 완공했다. 하지만 추가공사로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는데, 원사업자는 추가공사 대금을 주겠지만 공사 자체에 하자가 있다며 애초 약속된 하도급대금을 감액하겠다고 한다. 이에 급한 나머지 ‘감액정산합의서’를 작성했다. 서명 날인한 이 합의서는 무효인가? 또 감액한 공사대금을 받을 수 있을까?

 

A: 하도급법을 위반한 내용의 사법상 약정의 효력에 대한 문제다. 결론 먼저 말하면 그런 약정 역시 사법상으로는 유효하지만 하도급법 위반이라는 불법행위이므로 손해배상청구는 가능하다. 


법률은 그 효력에 따라 효력규정(강행법규), 단속규정, 임의규정으로 구분된다. 효력규정이란 이에 위반되는 행위에 대해 행정상·형사상 제재는 물론 사법상의 효력도 부정되는 법규다. 주로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관한 규정이나 사회․경제적 약자를 위한 필요최소한의 보호 조항, 거래의 안전에 관한 조항(유가증권제도), 사회일반의 이해관계에 대한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규정(물권법 등)들이다.


반면 단속규정이란 일정한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국가가 일정한 행위를 금지하는 경찰법규나 행정법규 등을 의미한다. 단속법규에 위반하더라도 사법상 효과는 유효하며 다만, 행정상·형사상 제재를 받을 뿐이다. 또한, 당사자 간 의사로 법규의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 것을 임의규정이라고 한다.


이런 효력규정, 단속규정, 임의규정을 판단하는 명확한 기준은 없다. 법률의 문언, 입법취지와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특히 효력규정과 단속규정은 모두 법률이 금지하고 있고, 양자의 구별은 민사적 효력까지 부인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필요성에 따라 정해지는 ‘정도의 문제’일 수 있어 그 구별이 쉽지 않다. 다만, 개별적인 법규의 취지가 규정내용 자체의 실현을 금지하는 것이라면 효력규정으로 보고, 일정한 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라면 단속규정인 경우로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일반론의 관점에서 볼 때, 입법목적과 취지상 경제적 약자인 수급사업자를 보호할 필요가 강한 것이 있다면 강행법규 또는 효력규정이 될 것이고 나머지 대부분의 조항은 단속조항으로 보아야 한다. 판례 역시도 대부분 조항을 단속조항으로 해석하고 있다. 


대법원은 부당감액규정 등에 대하여 하도급법 규정에 위반한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사이 계약은 사법상 효력이 부인되지 않는 하도급법 규정이 단속규정이고, 위탁 후 발주자로부터의 설계변경 또는 경제상황의 변동 등을 이유로 추가금액을 지급받는 경우 추가금액의 내용과 비율에 따라 하도급대금을 증액시켜 주도록 한 법 제16조 역시 단속 규정이라고 보았다.

 

이에 반해 하도급법 제6조의 선급금 지급조항, 제13조의 하도급대금 지급시기, 지연이자·어음수수료·어음대체 결제수단 수수료 지급 등에 대한 조항, 제14조의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조항 정도가 효력규정이 될 수 있다.


단속규정에 불과한 하도급법에 반하는 합의나 약정의 민사적 효력은, 하도급법 위반임에도 불구하고, 유효하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행정법규 위반이므로 시정명령, 과징금납부명령과 아울러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또한 하도급법을 위반한 불법행위임에는 분명하므로, 수급사업자가 이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면, 불법행위를 구성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

 

민사상으로 손해배상이 가능하므로 당연히 그 범위에서 공정위가 시정명령의 일환으로 지급명령도 가능하다고 본다. 하도급법 제25조 제1항이 “공정위는 하도급대금의 지급, 그 밖에 시정에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하도급대금에 상응하는 손해배상금은 “그 밖에 시정에 필요한 조치”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종채 변호사(하도급법학회장, 법무법인 에스엔 조세/공정거래 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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