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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채 변호사의 하도급 판례 이야기]⑤

‘하도급대금지급보증’ 원사업자에 대한 계약이행보증 청구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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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완영 기자
기사입력 2020/05/25 [09:59]

▲ 정종채 변호사  © 매일건설신문

Q: 전문건설회사가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골조공사를 하도급 받고 있는데, 도급인인 종합건설회사가 하도급대금지급이행보증을 해 주지 않으면서 계약이행보증을 해 달라고 해 보증보험을 발급받아 제공했다.

 

이후 종합건설회사가 계약불이행이라면서 보험회사에게 계약이행보증금을 요구하는데 보험회사가 이미 지급했다. 보험회사가 지급전에 소명 요구를 하긴 했지만 제대로 된 소명을 하지 못하긴 했다. 보험회사가 구상권 행사한다는데 구상해 줘야 하는가?


A: 전형적인 갑질이다. 법에 대한 무지는 용서받을 수 없다는 법언도 있지만, 자금과 인력 부족으로 바쁜 중소 하청업체에게 그 법언을 그대로 적용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다.  베니스의 상인, 샤일록의 시대가 아니다. ‘갑을관계인지감수성’이 하도급관계의 키워드이기도 하다. 

 

하도급법상으로 원사업자의 하도급대금보증의무와 수급사업자의 계약이행보증의무는 동전의 양면으로 동시이행관계에 있다.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지급보증을 안해 주면 수급사업자도 계약이행보증을 해줄 의무가 없고, 한 발 더 나아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이를 요구하는 것 역시 허용되지 않는다.

 

그럼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지급보증을 해 주지 않으면서, 계약이행보증보험에 가입해 제공하라고 했고 수급사업자가 어떤 경위로든 해 주었다면, 이후 수급사업자가 계약이행을 못한 경우 원사업자가 계약이행보증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을까?


일단 보증보험에 가입한 이상 보증보험약관에 따라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이어서, 원사업자가 자기 의무를 다했는지 여부와 무관하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저는 하도급법 취지상 동의하지 않고 소개해 드릴 대법원 판례도 본인과 동일한 의견이다. 


먼저 관련 법령은 하도급법 제13조의 2다. 동조 제10항은 원사업체가 하도급대금지급보증을 하지 않은 경우라면 계약이행보증 청구권 행사 자체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원사업자가 위 규정을 위반하여 보증보험회사에 계약이행 보증 보험금을 청구해 수령한 뒤에 보증보험회사가 수급사업자에게 구상금을 청구하는 경우, 하도급업체가 보증보험회사에 위 규정을 근거로 구상금 청구를 거절할 수 있는지 여부는 규정상으로는 명확하지 않다.  


동 조항이 강행법규 또는 효력규정인지 아니면 단순한 단순규정인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하도급법 적용대상, 대금지급기일, 지연이자율 등과 같은 조항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하도급법 조항들은 단속규정으로 봄이 일반적이다. 공사이행보증의무와 계약이행보증의무의 동시이행적 관계라든지 하도급대금지급보증을 하지 않은 원사업자는 공사이행보증청구를 할 수 없다는 등의 조항 역시 ‘단속규정’이라 봄이 합당하다.


물론 동 조항이 단속규정이기 때문에, 그 조항에 반해 그 약관조항에 따라 원사업자는 계약이행보증의 제공 없이도 공사계약이행보증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보험회사의 계약이행보증 약관규정에는 이와 관련한 조항이 전혀 없다. 개별약정에서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10항에 위반되는 내용이 없다면, 동조가 단속규정이 하더라도, 동조는 당연히 적용된다.


그래서 공사대금보증을 하지 않은 원사업자는 계약이행보증보험금을 청구할 수 없다. 청구권이 없는 피보험자의 청구이므로 보험회사는 마땅히 거절해야 한다. 보험회사가 거절하지 않고 지급했다 해도 보험가입자인 수급사업자에게 구상금을 청구할 수 없다.  보험회사는 아마 원사업자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해서 정리해야 할 것이다. 


​대법원은 해당 사건에서 “원사업자가 공사대금지급보증을 제공한 경우라도 하도급대금 지급기일 이전에 종료되도록 단기로 정해져 계약이행보증금 청구사유가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수급사업자가 보증기관을 상대로 보증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되었다면,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10항의 계약이행보증을 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해 원사업자에 대한 계약이행보증을 청구할 수 없다”라고 판시했다. 

 

이러한 판시의 전제가, 원사업자의 유효한 하도급대금보증이 없다면 설사 수급사업자의 계약이행보증이 있었더라도 원사업자가 이를 청구할 수 없다는 취지이기 때문이다.


한편, 통상 원사업자가 보험금 청구를 할 때 보험회사는 통상 보험가입자인 수급사업자에게 의견조회를 하는데 이 때 수급사업자가 실수로 계약이행보증을 받지 못한 사실을 알리지 못하여 보험회사가 지급하였다면 어떻게 될까?


기본적으로 계약이행보증을 하지 않은 원사업자의 공사이행보증금 청구는 잘못이고, 보험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보험회사가 결과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보험회사는 원사업자에게 지급한 보험료를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할 수 있을 뿐 보험가입자인 수급사업자에게 구상청구할 수 없다.

 

단지 보험회사의 피보험자에 대한 계약금 지급과 관련한 의견조회에서 피보험자가 이런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는 이유로 보험수익자인 원사업자의 잘못된 청구의 하자가 치유되는 것이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정종채 변호사(하도급법학회장, 법무법인 에스엔 조세/공정거래 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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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외부필진에 의해 작성된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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