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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흑산공항’ 국립공원해제 카드, 과연 적절한가?

공원위 매달 열어서라도 입장 차 수렴해야… 적극행정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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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완영 기자
기사입력 2020/05/25 [09:26]

▲ 변완영 기자  © 매일건설신문

국립공원과 철새도래지라는 이유로 12년째 표류하고 있는 흑산공항 건설을 두고 신안군 등 지역민심이 예사롭지 않다.

 

특히 올 연말이면 울릉공항이 착공한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울릉도는 되고 흑산도는 안 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울릉공항은 2013년 예비타당성 조사 당시 비용대비편익(B/C)가 1.19인 반면 흑산공항은 4.33이었다. 또한 건설사업비도 울릉공항이 3배가 넘는 6700억 가량으로 경제성에서도 흑산공항이 우위이기 때문이다.

 

울릉도와 흑산도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 둘은 지리적 여건, 생태환경, 영토의 특수성 등 유사점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릉공항건설이 순항하고 있지만 흑산공항은 답보상태다. 이유는 단 하나 흑산도는 국립공원이고, 울릉도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흑산공항은 울릉공항보다 앞선 2023년 개항을 목표로 했지만 2016년부터 세 차례나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공원위) 심의에 가로막혔다. 철새 보호 대책과 국립공원 가치 훼손, 안전성 등이 문제가 된 것이다.

 

급기야 신안군에서는 이번기회에 철새도래지 대체 부지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흑산도를 국립공원에서 해제해 달라고 한다. 10년 단위로 공원구역을 조정하는데 올해가 그해다.

 

국립공원에서 해제되면 공항건설에 탄력을 받을 것이고 더 이상 희망고문을 당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해제 여부에 대한 가부는 올 연말에 나온다. 하지만 국립공원을 해제는 말처럼 쉽지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민들의 공항 필요성에 대한 염원이 담겼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공항 예정 부지가 국립공원 구역에서 제외되면 공원위 심의 없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지만 환경부 등 다른 부처 설득 작업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울릉도는 지난 2004년 해상국립공원 지정을 환경부가 추진했으나 지역민들의 94% 반대로 보류됐다.

 

참고로 섬나라인 일본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국립공원은 물론 세계문화유산 지역에도 섬지역 거주민과 이용객 등의 편의를 위해 소형공항이 건설·운영되고 있다. 흑산지역 주민들에게는 타산지석이다.

 

흑산도와 홍도, 가거도를 찾는 이용객은 연간 30만명이 넘지만 교통수단은 여객선이 전부다. 특히 파고가 높은 겨울철에는 선박통제가 잦아진다. 응급 상황 시 지역민이나 관광객들은 생사의 기로에 서기도 한다. 김포에서 흑산까지 8시간 걸리던 이동시간은 1시간대로 대폭 줄어든다. 물론 이용객(관광객)가 예전보다 절반으로 줄어들어 B/C 통과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흑산공항의 필요성은 유효하다. 지역민들의 생명권과 교통권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추진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 국토부나 신안군이 흑산도를 국립공원에서 제외하는 것은 좀 무리다. 국토가 미래세대를 위해 보전돼야 하기에 국립공원을 피하는 우회적인 방법은 바람직하지 않다.

 

원론적이고 낭만적인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환경부와 국토부의 대화가 절대적이다. 결론은 공원위가 자주 열려야한다. 지난 2년간 3차례밖에 공원위가 열리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소통이 부재했다는 방증이다.

 

국토부는 흑산도를 국립공원에서 제외하려는 생각보다 환경부의 자료요구 등 적극적, 신속하게 협조해야 한다. 환경부는 공원위를 강성 환경단체로 구성하기보다는 합리적 사고를 하는 전문가들로 재정비해야한다. 공원위도 무조건적인 반대보다는 국립공원훼손을 최소화하고 철새도래지를 이전하는 것 등 전향적으로 생각을 바꿔볼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임기가 3년을 넘어섰다. 언제까지 부처 간 기 싸움만 하고 있을 것인가? 공원위가 매달 열려 치열한 토론을 통해 서로 입장을 이해하고 양보하는 타협안을 만들어야 한다. 지역민들의 원성을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변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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