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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사고’ 신호제작사에 집행유예… “솜방망이 처벌”

중앙선 원덕~양평역 간 시험운전열차 충돌사고 1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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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관 기자
기사입력 2020/04/10 [10:35]

 

철도공단 등 관계자 9명에 금고형의 집행유예·벌금형 선고

 

▲ 중앙선 원덕~양평역 간 시험운전열차 충돌사고 모습           © 매일건설신문

 

‘중앙선 원덕~양평역 간 시험운전열차 충돌사고(양평사고)’ 관련자들에게 금고형의 집행유예와 벌금형이 내려졌다.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은 양평사고 과실 혐의로 기소된 철도 기관 및 업체 관계자 11명에게 최근 이같이 선고했다. 이중 철도공단 직원 2명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지난 2017년 9월 13일 발생한 양평사고는 경기도 양평군 경의중앙선 선로에서 평창올림픽 대비 시험운전(종합시험운행) 중이던 열차 기관차가 충돌해 기관사 1명이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건이다.

 

당초 ‘양평사고’는 사고 직후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열차신호제어장치 오류’가 기관차 충돌 사고의 주원인으로 밝혀졌었다. 양평사고 관련자 11명은 철도시설공단 직원 6명, 한국철도공사 2명, 한국교통안전공단 1명, 철도신호설비 제작사인 신우이엔지 대표, 철도 신호 설계·감리업체인 경인기술 직원 1명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양평사고의 핵심원인으로 지목됐던 열차신호설비를 설치한 신우이엔지 대표에게 다른 관련자들에 비해 비교적 높은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신우이엔지는 그동안 재판 과정에서 납품한 AF궤도회로가 구매시방서 및 한국철도표준규격에서 요구한 성능을 충족시켰고, 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검수를 거쳐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산업계 일각에서는 “철도공사, 철도공단, 교통안전공단, 감리사 등 사고 관련자 모두의 ‘복합적인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취지로 재판 전략을 짠 것 같다”는 말이 나왔었다.

 

법원 판결에 따르면, 사고의 주요원인으로 지목된 신우이엔지는 지난 2016년 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중앙선 수색~서원주 간 고속화사업 계약자로 낙찰돼 이듬해 2월부터 중앙선 원덕~양평 구간에 AF궤도회로(철도신호설비)를 설치해 4월 완공했다. 이후 4월 초순경 중앙선 원덕~양평 구간의 AF궤도회로 수신모듈 프로그램의 업데이트 작업을 했다.

 

그러나 신우이엔지는 정상적인 프로그램을 설치해 AF궤도회로에 오류가 발생하지 않게 해야하는데도, 업무상 과실로 제작용 프로그램이 아닌 시험연구용 프로그램을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2017년 9월 중앙선 원덕~양평역 구간에서 시험운행 중이던 선행 기관차가 정차해있는데도 AF궤도회로에 오류가 발생해 ‘열차없음’ 신호가 수신됐고, 출발신호를 신뢰한 후행기관차가 92.9km로 가속해 그대로 충돌했다. 법원은 신우이엔지 대표에게 금고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에서 철도공단과 철도공사 관계자들은 시행계획 수립 시 시험운행열차의 운행 횟수 및 운행 속도를 누락하는 등 시행계획을 미흡하게 수립한 혐의가 인정돼 각각 200~300만원의 벌금형 등을 받았다. 이중 사고 당시 철도교통관제센터 관제실에서 사고 구간의 관제를 담당했지만 비상상황에서 후행열차를 정지시키지 않은 혐의가 인정된 철도공사 직원에게는 금고 6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1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철도공단에서 수립한 시행계획의 검토를 위탁받아 검토를 총괄했다. 그러나 계획을 검토하면서 시험열차 운행속도와 운행횟수의 기재가 누락돼 계획이 적정하게 수립되지 않았는데도 시정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공단과 감리계약을 맺은 경인기술의 직원은 파워텔 무전기를 갖고 후행열차에 탑승했지만, 선행열차가 정차했다는 무전을 받았는데도 후행열차 기관사에게 전달하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AF궤도회로 오류에 따라 진행신호가 현시된 출발신호기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후행열차를 운행하게 한 것이다. 법원은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일부 관련자들은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 산업계 일각에서는 “있을 수 없는 신호설비 사고인데도 정작 설비 제작사에게는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졌고, 무죄가 나와야할 관련자들에게는 유죄가 선고됐다”는 말이 나왔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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