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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신재생에너지 투자의 역설

고용 없는 성장 고착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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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관 기자
기사입력 2018/11/09 [14:05]

▲ 조영관 기자     ©매일건설신문

“국내 풍력 기자재 기술력은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 풍력시장에서 물건만 팔아먹고 떠나는 게 우려되는 겁니다.”

 

최근 만난 국내 신재생에너지 해상풍력 관련 대기업 관계자가 기자에게 한 말이다. 관계자는 “중국의 자본을 끌어와 중국의 제품을 들여오는 경우가 많은데, 무엇보다 국내 시장에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연쇄 생산 공급 과정)’이 형성됐느냐의 고민은 부족한 것 같다”고 했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주관으로 ‘부유식 해상풍력기술 실증 프로젝트’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는 부유식 해상풍력 기술의 실해역 실증 가속화를 통해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20% 목표 달성에 기여한다는 취지였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현재의 고정식 해상풍력보다 구축 환경에 구애받지 않아, 민원이 적고 우수한 풍향(바람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날 행사를 지켜봤다는 해상풍력 설비 기업의 한 관계자는 “딱히 눈에 띄는 내용이 없는 행사였다”고 기자에게 귀띔했다. 청사진은 화려했지만 정작 귀에 꽂히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3020’ 계획을 통해 향후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을 7%에서 20%까지 확대할 계획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정작 국내 재생에너지 기업들에겐 ‘과실’이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재생에너지 부품의 국산화 비율을 늘리지 않는 한 외국 기업 배불리기에 불과할 거라는 지적이다.

 

국내 재생에너지 기업의 한 관계자는 “태양광 풍력 시장 확대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매우 강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보급 목표만 있을 뿐 어떻게 시장을 만들어 나갈지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전체 신재생에너지 부문 고용 창출 목표를 향후 5년간 14만4000명으로 잡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끌어올려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일자리는 늘기는커녕 줄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고용 인원은 2016년 1만4412명에서 작년 1만3927명으로 3.4% 감소했다. 그런데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투자는 17.7% 급증했다. 특히 태양광발전소는 같은 기간 4056개에서 5372개로 1000개 이상 늘었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고용 인원 감소를 외국 기업들이 채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풍력발전 설비 기업의 한 관계자는 “국산 풍력발전기라 할지라도 95% 이상 부품을 해외에서 사와서 조립만 하므로, 해외 제품과 차이점이 없다는 근거 없는 소문은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경계했다.

 

결국 기자재 국산화 등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고용 없는 성장이 고착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향후 정부의 해상풍력단지 조성과 확대를 위해서는 국내 실정에 맞는 사업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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