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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는 대학’ 느는데… 한전은 대학 설립?

‘적자 늪’ 빠진 한전… 공대 설립 추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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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관 기자
기사입력 2018/10/10 [08:14]

 

1000명 정원 특성화·국제화… “어렵지만 승산 있어”
산업계 일각 “경영난 한전… 곤혹스러운 입장일 것”

 

▲ 나주혁신도시 소재 한국전력 본사                                                                   © 매일건설신문

 

올해 상반기에만 1조원 넘는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의 늪’에 빠진 한국전력이 공대 설립을 추진하면서 산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낸 한전이 과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대학을 설립하고 운영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구조조정 등을 이유로 당초 한전공대 설립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지만 최근 긍정적으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현재 용역 중간 단계인 만큼 아직 교육부에서 따로 전달받은(협의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일반 대학 아닌 소수정예 ‘에너지 특성화’

 

한전은 지난달 10일 나주 본사에서 ‘한전공대 설립을 위한 용역 중간보고회’를 열고 ‘한전공대(가칭)’ 윤곽을 발표했다.

 

한전은 중간 용역 결과 “설립 타당성은 매우 크나 성공적 설립을 위한 방향 설정 및 지원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국가와 한전에 필요한 에너지 전문 인력을 제대로 키울 수 있고, 국가 균형 발전이란 측면에서 설립 타당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전이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에게 제출한 ‘한전공대 설립 용역 중간보고 자료’에 따르면, 한전공대는 2022년 120만㎡ 부지에 에너지 관련 연구소 등과 함께 들어선다. 연간 학부생 100명, 대학원생 150명을 모집해 총 1000명 안팎의 정원이다. 이는 기존 전국의 5개 이공계 특성화 대학 중 가장 규모가 적은 대구의 디지스트(DGIST·1400명)보다도 적은 것이다.

 

한전공대 설립은 세계 수준 에너지밸리 완성으로 국가균형발전 및 글로벌 우수자원을 유치한다는 차원에서는 긍정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전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 공학 분야에 특성화한다는 것이 기존 이공계 특성화 대학들과의 차이점이다.

 

중간보고회 패널로 참석한 김재철 숭실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본지 통화에서 “일반대학을 설립한다면 의미가 없고, 스페셜한 대학을 만든다면 어렵지만 승산이 있다고 본다”며 “전세계 학생들이 올 수 있도록 국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격적인 혜택… 결국 ‘국민 혈세’ 투입되나?

 

하지만 약 114조 5700억원에 달하는 한전의 누적부채는 ‘한전공대’ 설립의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공대 설립은 한전의 적자와는 관계없이 필요성에 의해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경영개선으로) 곧 흑자로 돌아설 수도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계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과연 한전이 대놓고 반대할 수 있겠느냐”며 “한전 입장에서도 곤혹스러울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또 이미 광주 전남지역에 지스트(GIST·1900명)가 있는데, 같은 이공계 대학을 세운다는 건 ‘특정 지역 밀어주기’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누적 부채보다 한전공대의 파격적인 혜택은 설립 후에도 한전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결국 ‘국민 혈세’가 투입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전공대는 토지 비용을 제외한 대학 설립 비용만 5000억~7000억 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전은 ‘글로벌 수준의 보상과 지원을 통해 특급 교수진 확보’를 위해 학생과 교수진에게 줄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했다.

 

한전공대는 노벨상 수상자 등 ‘스타 교수’를 총장으로 영입해 미국 명문대 총장 수준인 약 10억원 이상의 연봉을 주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학생 1000여 명 모두 등록금이 면제되고, 기숙사도 무료다. 한전 입사 지원 시 가산점을 주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다른 과기대 교수 평균 연봉의 3배인 4억 원 이상’의 교수 연봉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특별법적 재정 지원체계로 대학 운영의 건전성 강화’를 제시한 만큼, 향후 세금투입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당초 계획인 2022년 3월 개교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 대선공약이었던 ‘울산국립대(유니스트·UNIST) 설립’이 교육부가 대학 구조 조정을 이유로 국립대 추가 신설을 반대하면서 2년간 표류한 끝에,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산하 설립추진특별위원회 발족 이후 7년만인 2009년 개교한 전례가 있는 것이다.

 

한전 관계자는 “향후에 인원을 늘릴 계획이지만 현재 정원으로서는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면서 “중간 용역 보고 시 타당성은 있다고 나온 만큼 올해 말까지 용역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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