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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측업계 “담합 3중 처벌, 업계 고사할 것”

담합 적발 14개 항측사, ‘입찰 제한’까지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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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관 기자
기사입력 2018/10/04 [11:04]

 

국토부, 계약심의위원회 열었으나 결론 못내려
신생기업 ‘불황 속 호황’… 업계 재편 신호탄?

 

▲ 항공 촬영 모습                                                           © 매일건설신문

 

지난달 20일 항공측량 기업 S사의 임원들은 갑자기 날아든 소식에 한숨을 내쉬었다. 국토지리정보원 발주 항공촬영 영역 입찰 담합 관련해 지난 3월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이 부당하다고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법원이 기각 결정을 내린 것이다.

 

S사 관계자는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와 검찰 고발은 2중 처벌에 이르는 만큼 다소 과다한 측면이 있고, 이로 인해 국내 대표 공간정보 산업이 고사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S사는 항소할 뜻을 내비쳤다.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항측업계

 

담합에 적발된 14개사는 담합사실을 모두 인정하지만 공정위의 처분이 가혹하다고 입을 모은다. 항측사들은 이미 공정위가 부과한 총 108억여원의 과징금을 개별적으로 납부했다. 현재 14개사의 과징금 부과 행정소송과 공정위가 검찰에 고발한 11개사의 형사소송으로 진행되고 있다.

 

담합 기업들은 개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소송 과정에서 법원에 ‘항공촬영의 특수성’과 담합으로 인한 ‘가격경쟁 제한효과가 미미’하다는 점을 방어논리로 집중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항공촬영업을 등록하기 위해서는 특수·고급기술자 각각 1명, 초급 기능사 1명 이상의 기술 인력을 보유해야한다.

 

특히 10억원 상당의 촬영용 비행기와 15억여원의 항공촬영용 카메라는 항측사 차원에서는 큰 부담이다. 공정위는 지난 3월 14개사의 담합관련 제재 내용을 발표하면서 “항공기 구입 및 조종·정비 인력 채용 등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업종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비용 장비도 그렇지만 자연조건(기상상황)에 따라 계약 이행이 크게 영향을 받는 사업의 특성은 업계 입장에서는 큰 어려움이다. 국내 여건 상 항공사진 촬영이 가능한 쾌청일수가 연간 40~50일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업체들 간 촬영방식에 대한 기술적인 정보 공유, 고가장비·전문인력 보유에 따른 적정 수주량 확보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담합에도 불구하고 낙찰률이 최저투찰률 83%에 불과해 가격경쟁 제한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부정당업자 제재는 회사 문닫으라는 말”

 

담합 14개사가 공정위 과징금, 검찰고발보다 두려워하는 것은 입찰담합으로 정부 공사 입찰이 제한되는 ‘부정당업자’ 제재다. 업계 관계자는 “입찰 제한은 곧 사업을 접으라는 말과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9일 ‘계약심의위원회’를 열고 항공촬영 담합 14개사 제재여부를 심의했지만 아직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 건설산업과 관계자는 4일 본지 통화에서 “항측사 담합 제재와 관련해 결론이 나오지 않았고 재심의 여부와 제재 여부 논의를 병행해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항측업계 재편되나?

 

이번 항공측량 기업들의 담합에 따라 제재로 이어질 경우 국내 항공촬영 기업들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평면지도를 시작으로 수십 년간 국가 공간정보를 생산하며 국가 기반 산업 구축에 앞장서온 대표 항공측량회사들은 향후 더욱 혹독한 시기를 맞게 되고, 설립 10여년 정도의 몇몇 신생기업들은 ‘불황 속 호황’의 시대를 맞이하는 것이다.

 

실제로 업계 사이에서 급격히 세를 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A사와 C사는 최근 항공촬영을 위한 항공기를 각각 1대씩 도입하며 기존 항측사들의 ‘빈틈’을 노리고 있다.

 

담합 항측사들의 입찰제재에 대해서는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4대강사업 입찰담합행위로 조달청의 ‘부정당업자’ 제재 대상이었던 17개 업체가 2015년 8.15사면 때 모두 사면된 전례가 있는 만큼 담합 14개사에 대한 입찰제한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다.

 

또 최근 수년간 공정위 퇴직 공무원들의 불법 취업으로 ‘공정하지 않은 공정위가 공정을 말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정위의 이번 담합 제재의 동력이 떨어진 측면이 있는 만큼 입찰제재까지는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그러나 이번 담합의 최초 합의 시 작성된 협의서가 나오면서 항측사의 반대 명분이 떨어졌고, 문재인 정부의 ‘공정’ 기조에 맞춰 결국 ‘부정당업자’ 제재로 이어질 거라는 시각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담합 제재와 관련해 건설업계의 한 전문가는 “담합 관련해 제재와 관련한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항측사들이 이미 과징금까지 납부한 상황에서 부정당업자 지정으로 국가사업 입찰까지 제한할 경우 검찰고발과 더불어 3중 처벌에 이르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도 부담일 것”이라고 밝혔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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