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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건설 산업 돌파구 남북경협… 지나친 낙관은 금물

“북한 진출 건설기업, 원자재 수급 등 문제 직면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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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찬 기자
기사입력 2018/09/19 [10:47]

▲ 윤경찬 본지 편집국장     ©매일건설신문

“남북경협기금으로는 철도의 한 구간 사업도 하지 못할 것이고, 게다가 시설이 너무 노후화돼 개량이 아닌 신설 수준의 사업이 필요하다.”

 

철도 업계 한 관계자의 얘기다. 이미 10여 년 전 경수로 지원 사업 시 북한을 다녀왔다는 이 관계자는 “남북경협을 하기는 하겠지만 수년 내에 진행될 일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정부는 지난 11일 국회에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을 제출하면서 남북경협을 위한 그 이행 비용으로 올해와 내년에 걸쳐 세금 6438억 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그러나 금융위원회는 판문점 선언에 포함된 북한 인프라 투자비용을 철도 85조원, 도로 41조원 등 153조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정부의 ‘꼼수 비준’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결국 국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경협에 속도를 내기 위해 터무니없게 적은 비용을 제시해 일단 국회 비준을 받고 그 이후에는 국민 세금을 쏟아 붓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 방북명단에 경제인들이 대거 이름을 올리면서 국내 건설 산업의 북한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게 사실이다. 당장 내일이라도 ‘첫삽’을 뜰 것 같은 분위기다. 하지만 남북경협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은 향후 더욱 큰 실망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00년대 중반 개성공단 건설 사업 시 참여했던 관계자들은 “끊임없는 감시와 견제로 건설자재를 조달하는 데도 애를 먹었다”고 입을 모은다. 일부는 “기존 설비를 뜯어간 구간도 있더라”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지역의 건설수요를 1차적으로 철도와 고속도로, 항만과 발전소 등의 산업기반시설 확충, 두 번째로 산업단지와 관광특구 등의 조성, 그리고 북한도시의 구도심 정비, 주거지역 확대, 군사시설물 이전에 따른 토지활용 같은 일반 건설수요 정도로 구분한다.

 

막상 남북경협이 정상 궤도에 올라 사업이 시작된다고 하더라도 현지진출 기업들의 안정성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현재 탈북자들이 전하는 북한의 사회상 등을 종합해보면 장마당 거래 등 북한 주민들이 자본주의에 눈을 뜨면서 북한 지도부는 주민들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건설시장에 진입한 건설기업들은 공사자재의 도난, 잦은 단전과 단수, 원자재 수급, 공공부문에서의 뇌물 요구, 임직원 피습 등의 문제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남한의 자본과 기술력이 투입된 건설된 철도와 고속도로 등의 SOC(사회간접자본) 시설이 구축되더라도 사실상 일반 북한주민들이 아닌 특권층의 전유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남북경협에 따른 SOC 시설 구축으로 북한 경제력이 단기에 크게 신장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이다.

 

일부 건설 전문가들은 남북경협이 침체에 빠진 국내 건설 산업의 재도약의 기회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결국 ‘성과의 열매’는 국제경영에 준하는 사업능력을 기반으로 해외진출 전략을 갖춘 건설업체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분석한다.

 

통일 시대를 대비한 남북경협은 필요하다. 언젠가 통일이 됐을 때 북한의 낙후된 산업기반시설이 우리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 지도부의 의도 자체 파악도 불분명한 상황에서 밀어붙이기식의 남북경협 추진은 향후 더 큰 실망감과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윤경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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